최근 안방 극장을 점령한 드라마를 살펴보면 그 속에 흥행 공식이 녹아 들어있다. 바로 ‘원 소스 멀티 유스’가 그 것. ‘원 소스 멀티 유스’란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 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으로 방송가에도 하나의 콘텐츠를 만화, 영화, 드라마로 재창조하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허영만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성공을 거둔 ‘식객’의 뒤를 이어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바람의 나라’와 SBS TV ‘타짜’가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성공적인 사례이다. 또 2009년 상반기 MBC에서 방영예정인 ‘2009 외인구단’과 와인을 소재로 한 ‘신의 물방울’까지 원작 콘텐츠에 각색을 더해 시청자들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수목 드라마 경쟁에서 먼저 우위를 점한 ‘바람의 나라’는 김진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판타지 사극이다. 드라마 ‘바람의 나라’는 각색을 통해 원작 만화의 줄거리와 등장 인물에 변화를 줬다. 고구려의 왕자로 태어난 무휼(송일국 분)은 벽화공으로 성장하고, 호동왕자를 낳고 일찍 죽었던 연(최정원 분)의 비중이 커지는 등 변화를 통해 드라마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식객’에 이어 허영만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타짜’ 역시 만화와는 다른 각색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드라마로 변신한 ‘타짜’에서는 영화에 비해 정마담(강성연 분)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한편 고니의 첫 사랑인 난숙(한예슬 분)의 비중은 늘어나고 고니(장혁 분)의 친구 영민(김민준 분)이 등장하는 등 만화와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현세 화백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하는 ‘2009 외인구단’ 역시 시대적인 특색에 맞는 각색을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각오다. '2009 외인구단'의 연출을 맡은 송창수 감독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만화 속에서 청순 가련한 인물로 그려졌던 최엄지는 현대적으로 각색해 좀 더 적극적인 여성으로 변신하고, 만화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엄지의 동생 최현지이 비중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원작의 묘미를 살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각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색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결국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성공 열쇠는 작품성 있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나, 스토리 변화 등 치밀한 각색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미 만화와 영화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은 안방 드라마들이 ‘식객’과 같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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