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화제작들의 가을 극장가 대전쟁에 '창고영화'들이 연달아 뛰어들고 있다.
'모던보이' '고고70' '미인도' 등 한국영화 화제작들이 가을을 맞아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촬영 종료 후 1~4년 만에 개봉하는 소위 '창고영화'들이 연이어 가세하고 있다.
10월, 11월 중 개봉이 예정돼 있는 한국영화로는 김혜수·박해일 주연의 '모던보이', 조승우·신민아 주연의 '고고70', 이나영·오다기리 죠 주연의 '비몽',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미쓰 홍당무', 손예진·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민선·김영호 주연의 '미인도', 주지훈 주연의 '서양골동양과자점-앤티크' 등이 있다.
여기에 문소리 주연의 '사과', 이동욱·유진 주연의 '그 남자의 책 198쪽', 이완·송창의 주연의 '소년은 울지 않는다' 등 오랜 기간 개봉을 대기 중이던 영화들도 개봉 행렬에 가세했다.
문소리와 김태우가 호흡을 맞춘 '사과'는 제작된 지 4년 만에 개봉일을 10월 16일로 확정하고 관객을 찾아간다.
'사과'는 7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채인 뒤 새로운 남자와 결혼한 여자와 그의 첫사랑, 현재의 남편이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소리가 여주인공 현정으로 출연했고 남편 상훈 역은 김태우가, 첫사랑 민석 역은 이선균이 맡아 연기했다.
'사과'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등 여러 해외영화제에 초청돼 주목받은 바 있다.
2008년 이상문학상 추천작에 선정된 동명의 단편을 각색한 '그 남자의 책 198쪽'은 '창고영화'로 분류될 정도로 오래된 영화는 아니지만 촬영 종료 후 거의 1년 만에 극장에 정식 개봉한다.
'그 남자의 책 198쪽'은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10월 3일 공식 상영된 뒤 10월 23일 개봉할 예정이다.
매일 도서관에서 첫사랑이 남긴 유일한 사랑의 단서인 198쪽만 찾는 남자 준오(이동욱 분)와 도서관 사서로 그를 돕게 된 여자 은수(유진 분)가 각자 간직하고 있는 사랑의 기억과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감성 멜로다.
'동감' '바보' 등 멜로영화에서 재능을 발휘해온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기타가타 겐조의 '상흔'을 원작으로 한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1953년을 배경으로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두 소년이 살아 남기 위해 비정한 어른들에게 맞서는 과정을 그린 전쟁 휴먼드라마다.
최근 드라마 '신의 저울'로 인기 상승 중인 송창의와 드라마 '천국의 나무'의 이완이 주연을 맡았고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배형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사 측은 개봉이 늦어진 점에 대해 "2006년 11월 촬영 종료 후 한국전쟁 직후의 시대 배경 묘사를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2007년 말 후반작업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추석 성수기가 끝난 뒤 가을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비교적 작은 규모의 멜로영화나 적당한 개봉 시기를 찾지 못한 영화들이 일제히 개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