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후이의 ‘환생’.
ㆍ막오른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제5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 서울 2008)가 지난 12일 개막, 5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전환과 확장’을 주제로 11월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박일호 전시총감독은 “행사 10년째를 맞아 미디어아트 전반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며 “미디어아트와 전통 미술의 차이점을 세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빛’이 주제인 1층 전시장에선 자연광을 수동적으로 해석하던 단계를 지나 첨단 기술을 이용한 빛의 등장과 그로 인한 변화를 다루고 있다. 상하로 계속 움직이는 백열 전구와 유리 파편을 이용한 수잔 빅터(싱가포르)의 키네틱 작품, 조명 장치로 신비로움을 연출하는 올라퍼 엘리아슨(덴마크)의 ‘그림자 투영램프’를 만날 수 있다. 또 희뿌연 연기와 레이저 빛으로 휩싸인 침대를 통해 윤회 과정을 보여주는 리후이(중국)의 레이저 설치작 ‘환생’, TV광고의 색을 분해한 김신일 작가의 영상설치작, 레이저 빛으로 몽환적인 공간을 만든 채미현&닥터정의 ‘우주’ 등도 눈길을 끈다.

‘소통’을 주제로 한 2층 전시장은 관람객의 참여로 작품이 변형되거나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보여준다. 타자를 치면 벌레 같은 이미지들이 나타나고 이들이 다시 이미지를 먹어치우는 크리스타 좀머러(오스트리아)와 로랑 미노뉴(프랑스)의 공동 작품인 ‘생명을 쓰는 타자기’에 발길이 멈춘다. 조각의 위치에 따라 동화의 전개방식이 바뀌는 서효정씨의 ‘테이블 위의 백설공주’, 관람객이 치는 검색어에 따라 다양한 뉴스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마크 리(스위스)의 ‘뉴스쟈키 되기’, 관람객이 뛰면 영상 속 사람이 함께 움직이게 되는 야신 셉티(모로코)의 ‘점프’ 등도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시간’이 주제인 3층에는 영상물이 많다. 비디오나 컴퓨터를 이용, 공간 예술인 미술에 시간 개념을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같은 살인 사건을 2개의 다른 시각으로 찍은 양푸둥(중국)의 영상 ‘지얼의 가축’이 대표적이다. 뉴스 이미지가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진기종씨의 설치 및 영상, 깃털로 만든 대형 두상에 목적 없이 배회하는 군중의 이미지를 투사한 한국 그룹 ‘뮌’의 영상설치, 조각가 애니쉬 카푸어(인도)의 영상작품 등도 볼 만하다. 총 26개국의 70개 팀이 참여, 77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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