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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OW\' 광고에 출연한 배우 이광수] |
[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연기를 하는데 있어 장르는 장애가 되지 않아요"
'쇼아저씨' 이광수가 최근 정극에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바로 SBS 프리미엄드라마 '신의 저울'에서 준하(송창의 분)를 괴롭히는 오광철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찾고 있는 것. KTF 'SHOW'광고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상반된 '악(惡)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데뷔 18년차를 맞은 중고신인이다. 지난 1990년 연극무대를 통해 데뷔한 그는 '아가씨와 건달들', 뮤지컬 '42번가' 등 20여편의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실력을 다져왔다. 그는 더 넓은 연기를 경험하고자 95년 박상민 주연의 영화 ‘나에게 오라’에 출연하기도 했다.
"화면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역이었어요. 하지만 영화 데뷔작인 만큼 기억에 오래 남네요, 최근에는 영화 '놈놈놈'에도 출연했지요. 3개월간 중국에서 고생고생해가며 촬영했는데 결국 모든 장면이 편집됐죠. 그때 김지운감독이 저한테 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던 그에게 지난 2003년 한편의 광고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그 CF를 필두로 지금까지 찍은 광고는 모두 20여편에 달한다고.
하지만 그 중 지금의 이광수를 있게 한 CF는 두말 할 것도 없이 KTF 'SHOW' 광고다.
코끼리가 나타났다는 아이의 신고를 받은 119 소방대원을 시작으로 넥타이를 머리에 맨 직장인(회식편), 아내에게 거스름돈을 주며 "용돈해"라며 외치는 남편(이마트편), 늦은 밤 나비를 쫓아가다 실수로 한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아들 때문에 낭패를 본 아빠 등 그는 총 6편의 'SHOW' CF를 찍었다.
최근에는 말하는 애완견 '봉식이'와 함께 나온 '봉식이의 쇼'에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너무 감사하죠. 저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작품이니까요. 촬영하는 재미도 있고요. 촬영 중에 많은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특히 '봉식이의 쇼'를 촬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아요. 봉식이(개)와 호흡이 안맞아서 굉장히 고생했지요. 나이가 10살이더라고요. 사람으로 치면 칠순을 넘긴 어르신이죠. 그래서 그런지 촬영을 굉장히 힘들어 했어요. 10분 촬영하면 개가 지쳐서 1시간은 쉬어야 했죠."(웃음)
그는 최근 정극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SBS 프리미엄드라마 '신의 저울'에서 준하(송창의 분)를 괴롭히는 오광철 역을 맡은 것.
"CF에서는 어리바리하고 멍청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지만 원래 코믹한 캐릭터가 아니예요. 약간은 매섭고 날카로운, 말 그대로 남자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지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맡은 오광철 역이 낯설지가 않더라고요."
CF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정극 도전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이 적지않을 터. 하지만 그는 '걱정 없다'라는 반응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없어요. 바람이 있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으면 해요. 그만큼 맡은 배역에만 충실 할 거예요."(웃음)
15년차 배우 이광수는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밝혔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드라마, CF모두 ‘연기’라는 뿌리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봐요. 어느 하나 연기가 필요로 하지 않은 것이 없잖아요. 좀 더 연기라는 것에 대해 포괄적으로 넓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무명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려는 이광수는 앞으로 연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제 연기에 대해 질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저한테는 약이 되리라 믿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무명의 터널을 지나온 그의 힘찬 비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