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동방신기,샤이니,원더걸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08년 9월 말, 가요계는 그야말로 ‘아이돌그룹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월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 5인조 남성 아이돌그룹 빅뱅은 여전히 각종 온오프라인 음반 차트를 휩쓸고 있다. 이달 말, 2년여 만의 국내 본격 복귀를 선언한 5인조 아이돌 동방신기도 지난 21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가진 미니콘서트에 2만여 명의 팬을 집결시키는 등 벌써부터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텔 미'와 '소 핫'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끈 5인조 걸그룹 원더걸스도 지난 22일 온라인에 선공개한 네 번째 프로젝트 '노바디'로 다시 한 번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고, 어느덧 '국민 여동생그룹'에 합류한 소녀시대도 10월 컴백을 앞두고 이미 매스컴의 관심의 초점이 됐다.

아이돌그룹의 막내 격이라 할 수 있는 10대 꽃미남 그룹 샤이니도 지난 8월 말 공개한 정규 1집 타이틀곡 '산소 같은 너'로 최근 지상파 및 케이블 가요 순위 차트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요즘의 아이돌 강세 현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10년 전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느낌마저 준다. 꼭 10년 전인 1998년 가요계에는 H.O.T, 젝스키스, 신화, S.E.S, 핑클 보이그룹과 걸그룹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아이돌그룹의 강세 및 맞대결은 지난 98년과는 같은 듯 하면서도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2008년의 인기 아이돌그룹들은 음악 및 팀의 성격 면에서 10년 전보다 한층 다양해지고 강렬해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어내고 있기도 하다.

팝댄스가 아닌 '힙합'에 근간을 둔 빅뱅은 아이돌그룹의 음악적 장르 면에서의 다양성을 가속화시켰다. 또한 데뷔 당시 중학생 멤버들로 섞여 있어 '하이틴'에서 '로틴 시대'로의 전환을 대세화시킨 원더걸스와 샤이니는 10년 전 아이돌그룹과 비교할 때 멤버 구성 면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할 수 있다.

또한 10년 전, 방송 출연 때 머리 염색조차 할 수 없었던 것과는 달리 2008년에는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염색은 물론 남자 스타들도 짙은 눈화장을 하는 등 무대에서 한층 강렬해진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재의 인기 아이돌그룹들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좋은 평가만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달리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DSP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이 대형 기획사들 모두가 아이돌그룹 양산에 열을 올리고 또한 이 아이돌그룹들이 인기를 얻으며, 현재의 아이돌그룹들은 자의와는 상관없이 댄스 음악으로의 '편식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장본인들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가요계와 음반계의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이돌그룹들만이 인기를 얻고 관심의 초점이 되다보니, 대형기획사는 물론 중소 가요기획사도 '살 길' 차원에서 아이돌그룹 탄생시키기에 여념이 없다"며 "이에 따라 팬들의 음악적 편식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그룹에게 '음악적 편식'을 가속화 시키는 장본인이라는 혹평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획사 및 제작자는 긴 안목으로 공연형 아티스트를 양산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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