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의 건강적신호, 복부비만
 
[헬스케어]40대 남성의 건강적신호, 복부비만
뉴스메이커 2007-12-27

심장병 발병률 9배, 뇌졸중 발병률 2.3배나 높아

뱃살을 빼기 위해선 식이요법뿐 아니라 적절한 운동과 동시에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남성의 몸이 무거워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 1995년 18.8%에 불과하던 남성 비만 인구가 10년 만에 36%로 두 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찾는 환자가 남성보다 여성이 월등히 많은 것을 고려하면 남성은 비만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편이다.

여성은 몸짱, 웰빙 열풍, 살진 몸매에 대한 사회적 눈총으로 인해 비만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인 반면 남성은 뱃살을 부와 인격의 상징으로 합리화할 뿐 아니라 남성비만에 대한 사회적 시각도 관대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체중과민증’에 걸린 반면 남성은 ‘비만불감증’인 셈이다.

남성을 위협하는 비만 유형은 주로 복부비만이다. 남성호르몬은 살 빠지기 쉬운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도록 돕기 때문에 지방이 복부에 집중적으로 쌓인다.

뱃살을 빼겠다고 열심히 운동하고 시원하게 마신 맥주 한 잔, 회식자리에서 속 버리지 않겠다고 잘 챙겨먹은 안주 등의 지방이 대부분 복부로 향하는 것이다.

복부비만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장병 발생률이 9배나 높고, 뇌졸중 발병률도 2.3배나 높다.

남성 뱃살 주범은 술

섭취한 열량이 체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중년 남성의 뱃살을 찌게 하는 주범은 술이다. 간의 해독작용 범위를 넘어서는 잦은 음주는 간을 지치게 만들고 이는 뱃살을 찌게 하는 원인이다.

또한 술은 위 점막을 손상시켜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위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찌꺼기나 불필요한 체액(담)이 만들어져 체중이 는다.

안주는 뱃살의 종범이다. ‘마른 안주’라고 불리는 안주들은 언뜻 크게 부담주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영양가는 적고, 열량과 당분 및 염분이 높다.

땅콩은 10개에 50㎉, 아몬드는 15개에 50㎉, 마른 오징어는 100g에 350㎉다. 조리 안주도 기름에 볶거나 튀긴 저단백 고열량 조리법으로 만든 것이라 살찌기 쉽다.

곱창전골은 550㎉, 돈가스 300㎉, 오징어튀김 4개에 175㎉나 된다.

술을 마시면 살찌는 이유에 대해 365mc비만클리닉 김하진 원장은 “술은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며 “이 때문에 배가 불러도 인식하지 못하고 안주에 자꾸 손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높은 열량 섭취가 살찌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술은 주로 저녁이나 밤에 마시므로 곧바로 잠자리에 들게 마련이다.

밤은 인체의 부교감 신경계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로 체내의 영양소를 지방으로 축적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밤늦게 술을 마실수록 살찔 위험이 높다.

복부비만이 되면 ‘수면 중 무호흡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수면 중 무호흡 증후군은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고, 골다 보면 어느 순간에 숨을 멈추었다가 다시 코를 심하게 고는 현상이다.

복부비만이 이런 증후군을 유발하는 것은 복강 내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폐의 호흡 운동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

목젖이나 후두 부위까지 지방이 축적되면 기도를 순간적으로 압박해 무호흡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성 복부비만은 남성의 성 기능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끼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는 “남성의 복부비만이 지나치면 음경 부위에 지방이 축적돼 음경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면서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발기가 돼도 성 행위를 쉽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남성호르몬이 적어지고 여성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정자감소증, 무정자증, 불임증을 나타낼 수 있다.

성호르몬에 이상이 없더라도 비만 자체로 성욕이 감퇴하거나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이 생겨 성생활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생활습관부터 바꿔야

과식, 운동 부족, 흡연, 음주, 불규칙한 생활 등의 샐활습관이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처럼 음주 등으로 늘어난 복부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금주·금연은 기본이고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섭취 열량은 1800㎉(여성은 1500㎉)로 제한해야 한다.

또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이나 자전거 페달 밟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5회 이상 3개월이 넘도록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뱃살을 빼겠다고 하루에도 수십 개씩 무리하게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남성이 많은데 복근운동은 근육을 달련시킬 뿐 내장에 있는 지방은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만관리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여느 질환이 그렇듯 비만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만 예방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복부 지방은 지방분해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저열량 식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뱃살을 빼기 위해선 식이요법뿐 아니라 적절한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이 수반돼야 한다.

뱃살을 빼려면 우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내장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술을 자제해야 한다.

섭취된 열량이 체지방에 축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전체 체지방을 줄여 복부 지방이 재분포할 수 있도록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격렬한 뛰기보다 가벼운 걷기가 체지방 감소에 더욱 효과적이다. 흔히 윗몸 일으키기가 뱃살 빼기 운동법으로 선호되지만, 뱃살에 모인 체지방만 태울 수는 없어 뱃살 빼기에 효율적인 운동법은 아니다.

그러나 윗몸 일으키기와 같은 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복부 둘레뿐 아니라 탄력 있는 보기 좋은 복부를 가질 수 있으니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좋다.

식이요법과 운동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 근본적인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이용하기보다 대중 교통수단을,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한다.

사무실에서 몸 전체에 긴장을 줄 수 있도록, 척추를 세우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지방 분해 주사 등도 효과 꾸준한 식사조절과 운동에도 불구하고 비만 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지방 분해 주사를 맞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지방 분해 주사는 말 그대로 지방을 분해하는 약물을 복부에 직접 주사해 지방을 분해하는 것이다.

이 주사는 특정 부위의 지방을 부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 복부비만뿐 아니라 허리, 허벅지 등 부분비만으로 고민하는 여성에게도 효과적이다.

또 무조건적인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아니어서 몸의 전체적인 볼륨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방이 쌓인 부분만 선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저주파지방분해술을 병행하면 지방분해를 도울 뿐 아니라 체중감량 후에도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시간 대비 빠른 효과를 누리면서 동시에 요요현상과 피부 처짐까지 막으려면 전문적인 비만 시술도 생각할 수 있다.

체지방이 집중된 부위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함으로써 지방분해와 피부 탄력을 도모하는 카복시테라피나 국소 체지방을 제거하는 메조테라피 등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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