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뿔났다'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민 드라마'란 호평을 받았던 KBS2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ㆍ이하 엄뿔)는 일요일(28일) 마지막회에서 39.7%(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8개월(66회) 동안 엄마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준 '엄뿔'은 평균 시청률 28.1%와 최고 시청률 40.4%란 대기록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진한 아쉬움에 '연장 방송'을 요구했지만 '뿔난 엄마'는 '유종의 미를 위해 가야 한다'며 우리의 곁을 떠났다.

 '엄뿔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또한번 주말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성공 포인트는 무엇인지 해부해 봤다.

 ★…엄마들이 꿈꾼 반란이 현실화 됐다


 '엄뿔'의 진정한 재미는 가부장제 속에서 살아온 우리의 엄마들이 가족을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날리는 달콤한 복수극이다. '누구 엄마'가 아닌 '누구'라고 불리기 바라는 엄마들의 이야기에 40~50대 주부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실례로 시청자들의 연령 분포도를 살펴보면 40대 여성이 1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이 시대 '엄마'들의 지지를 받았음을 증명했다.

 가족들, 특히 자식들 걱정에 한시도 마음 편할날 없는 한자(김혜자 분)의 모습은 엄마들 뿐 아니라 젊은층 시청자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줬다.

 드라마 후반부 가족들에게서 벗어나 잠시 쉬겠다는 한자의 폭탄선언은 일상에 지친 엄마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다.

 한자와는 정반대 엄마상인 '사모님' 은아(장미희 분)는 남편을 군림하는 '귀족여인의 상'을 그려내 엄마들이 소실적 살고 싶었던 '공주의 삶'을 그렸다.

 ★…김수현표 '말맛'에 필 꽂혔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날카로운 명대사들이 이번에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극중 한자는 거친 듯 하면서도 상황을 세밀히 표현한 대사들을 내놓았다. 중간중간 쓸쓸한 독백으로 속내를 드러내는 한자의 대사는 섬세한 어머니의 마음을 현실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다. "찌들어 살다 보면 한때 좋았던 게 원수같단 말이야", "자식이라는 게 나 죽는 날까지 얼마나 무거운 십자가인지 알 날이 있을 거다" 등은 인생의 회한이 짙게 느껴지는 대사들이다.

 한자와 반대로 은아는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으로 사는 것일 뿐", "정말 배반감이 뭉게구름이구나", "이태리 본사에 정식 클레임 걸어야 겠어요" 등으로 우아한 사모님 역을 잘 살려냈다.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의 "부숴버릴 거야"를 만들어낸 김수현 작가는 속으로는 느끼지만 좀처럼 표현하기 힘든 속마음을 드라마 속 배우가 말하게 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주조연의 완벽한 하모니

 '엄뿔'은 연기력 논란이나 '미스 캐스팅' 없는 드라마로 손꼽힌다. 마치 여러 개의 악기들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처럼 완벽했다.

 초등학생 소라 역을 맡은 조수민부터 '미세스 문'으로만 불린 조연 김희령까지 모두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했다. 특히 김혜자 강부자 백일섭 이순재 김정현 신은경 장미희 김나운 등 개성이 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작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묵묵히 노력한 것이 드라마의 성공 열쇠라고 제작진은 자평했다.

  














◇ 8개월간 수 많은 주부들을 브라운관 앞에 모이게 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다양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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