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 투 루즈 프렌즈'ㆍ'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등 4편 개봉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가을 극장가에 색깔 다른 로맨스 영화 4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하우 투 루즈 프렌즈'와 18세기가 배경인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등 2편의 영국 영화, 하석진ㆍ이영은 주연의 한국영화 '여름, 속삭임'이 나란히 16일 개봉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온 러시아 영화 '나는, 인어공주'는 23일 첫선을 보인다.

◇로맨틱 코미디 '하우 투 루즈 프렌즈' = 영국 런던에서 삼류 연예잡지를 펴내는 시드니(사이몬 페그). 다른 매체나 광고주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꼴통' 기자다.

그러던 어느날 명예훼손 위기를 겪던 그에게 새로운 전기가 생긴다. 미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잡지 편집장인 클레이튼(제프 브리지스)에 의해 뉴욕으로 스카우트된 것이다.

하지만 이 '꼴통', 뉴욕에서의 삶 역시 평탄하지는 않다. 지나치게 개성이 넘치는 외모에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친구가 적다. 유일한 친구라면 직장동료 앨리슨(커스틴 던스트) 정도. 두 사람은 연애 상담을 주고 받으며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 시드니에게 떠오르는 스타 소피(메간 폭스)에 대한 특종기사를 쓰라는 '특명'이 떨어진다. '한 건' 하려고 의지를 불태우는 시드니. 하지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 하룻밤을 같이 보내주겠다'는 소피의 유혹에 시드니는 기자의 본분을 잊고 소피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데에만 노력을 쏟는다.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과 연예계 이면을 훔쳐보는 재미를 선사, 흔한 로맨틱 코미디들과 구별된다.

'위대한 레보스키'ㆍ'아이언 맨'의 스타 제프 브리지스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커스틴 던스트, '트랜스포머'의 섹시스타 메간 폭스, 'X파일'의 스타 질리언 앤더슨도 매니저로 출연하지만 누구보다도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스타는 주인공 시드니역의 사이몬 페그다.

유명세는 이 영화의 다른 스타들보다 덜하지만 사이몬 페그는 '뜨거운 녀석들'이나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출연했던 떠오르는 스타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코믹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

인터넷 영화전문 사이트 IMDB(Internet Movie DataBase)의 네티즌 별점에서는 10점 만점 중 7.5점(1천833명 투표)의 후한 점수를 얻었다. 원제는 'How to Lose Friends & Alienate People'. 15세 이상 관람가.

◇18세기 영국의 로맨스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 18세기 영국의 실존인물인 조지아나 공작부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과 함께 부와 명예를 얻은 조지아나 부인은 자신의 욕망도 숨김없이 분출했고 그녀의 스캔들은 당시 영국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화제가 됐다. 영화는 1997년 영국의 저명한 문학상인 휘트브래드상을 수상한 소설 '조지아나, 데본셔의 공작부인'을 원작으로 했다.

17살 소녀 조지아나(키이라 나이틀리)는 최고의 부와 권력을 가진 데본셔 공작(랄프 파인즈)과 결혼하며 사교계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화려한 미모로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그녀는 순식간에 당대의 패션 아이콘이 돼 유행을 선도한다.

전 영국의 사랑을 받던 그녀. 하지만 영국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남편 데본셔 공작이다. 남편의 외도에 마음 상하던 그녀는 급기야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남편과 정사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한다.

괴로워하던 그녀에게 삶의 열정을 심어준 사람은 젊은 정치가 찰스(도미닉 쿠퍼)다. 찰스의 열정적인 구애에 마음을 열게된 조지아나는 점점 그와의 사랑에 빠져든다. 하지만 머지않아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조지아나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게 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 '나는, 인어공주' = 올해 선댄스영화제 감독상,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러시아 영화다.

주인공 알리사(마리아 살라예바)는 홀어머니 밑에서 살고 있는 소녀다. 꿈은 발레리나가 되는 것. 엄마도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는 아빠가 찾아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알리사가 꾸는 꿈 속의 세상은 노란 모래와 파란 바다가 보랏빛 하늘과 맞닿은 환상적인 곳이다. 원하는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현실은 꿈과는 정반대다. 엄마는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알리사는 집에 불을 질러버린다. 이제 영원히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알리사는 어이없게도 장애인 학교에 보내진다.

엉뚱한 알리사의 소동은 장애인 학교에서도 이어진다. 소원을 이루는 마술을 배운 알리사는 사과나무의 사과를 몽땅 떨어트리기도 하고 마을에 태풍이 불러오기도 한다.

이런 알리사에게 어느날 사랑이 찾아온다. 사랑의 대상은 알리사 못지 않게 엉뚱한 샤샤(예르게니 치야노프). 샤샤는 태어나서 한 번도 파인애플을 먹어본 적 없다는 알리사를 위해 파인애플을 훔치고 둘은 신나게 거리를 질주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여름, 속삭임' =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제목 속 '속삭임'처럼 잔잔한 말투지만 사랑의 설렘이라는 미묘한 감정을 잘 포착해 냈다.

특히 고양이, 타자기, 낡은 책 등 영화 속의 소품은 디지털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을 일깨운다.

아내를 잃은 노교수(최종원)에게 유일한 위로가 되는 것은 책과 화분이다. 어느날 이 노교수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책과 화분을 각각 제자인 영조(이영은)과 동네의 꽃집 청년 윤수(하석진)에게 부탁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 노교수의 빈 집을 오가며 각자의 임무대로 책을 관리하고 화분을 돌본다. 직접 마주치지는 않지만 노교수의 덩치 큰 고양이는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된다.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심한 영조는 고양이를 방 안에 가두고 윤수는 이런 영조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굴도 모른 채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들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찾아온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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