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직장인들은 낮잠을 동경한다. 그러나 마음 놓고 눈을 감을 수는 없다. 이 눈치 저 눈치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프랑스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낮잠을 권장하겠다고 나섰다. 프랑스는 주 35시간 근무에, 연간 7주나 되는 긴 휴가를 자랑한다. 프랑스가 국민들 잠자는 데까지 신경 쓰고 나선 이유는 매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20~30%가 졸음운전에서 비롯되기 때문. 실험 결과 연속해서 17시간을 자지 못한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혈액 1ℓ당 0.5g일 때와 동일한 정도의 반응 속도를 나타냈다. 실제로 이 정도 수치를 넘어서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다. 24시간째 잠을 못 이룬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두 배로 높아진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중간에 잠깐 잠을 자는 게 그만큼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어떤 자세로 자는 것이 좋을까 낮잠과 자세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지만, 긴장이 풀어질 만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옆으로 누운 자세가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앉아서 낮잠을 자면 득이 많다. 비행기나 자동차, 전철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도 짬짬이 낮잠을 즐길 수 있기 때문. 특히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머리와 두 팔을 책상 위에 두고 목 근육의 힘을 뺀 채 앞으로 숙이면 피로가 금방 풀린다. 목을 뒤로 젖힌 자세로 낮잠을 자는 것은 두통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으니 피하자.

언제 자는 게 좋을까 신체는 아무 의미 없이 자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언제 자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쉬어야겠다고 느꼈을 때 취하는 수면이 가장 효과적이다.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눈을 깜빡이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반사 능력이 떨어지거나 감각이 멍해지는 그때가 바로 낮잠을 잘 적기다. 약간의 노력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낮잠을 자는 것이 좋은데, 이는 컨디션 회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얼마만큼 자야 할까 수면 시간 역시 정해진 게 없다. 윈스턴 처칠과 앙드레 지드는 한 시간 이상씩 잤지만, 피카소나 달리는 단 몇 초 동안 자는 것으로 만족했다. 자신에게 알맞은 시간만큼 자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가장 이상적인 낮잠 시간은 15분이다. 10~20분 정도 짧게 잘 때 일의 능률에 가장 도움을 많이 주는 반면 30분 이상 잔 사람들은 낮잠 뒤 30분 정도 무기력 상태에 빠져 오히려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는 것. 5~10분 정도 잔 사람 역시 집중력이 월등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잠을 위한 소도구 조금 더 쾌적한 상태에서 낮잠을 잘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이상적인 소도구는 귀마개다. 소음을 차단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시끄러운 장소 등에서 유용하다. 빛을 차단해주는 안대 역시 유용하다. 안대를 쓰면 눈을 계속 감고 있어야 하므로 그만큼 쉽게 잠들 수 있다. 휴대용 매트리스나 푹신한 쿠션 역시 쾌적한 낮잠을 위한 중요한 도구다.



피카소 침대 옆에 양철판을 놓은 채 붓을 손에 들고 낮잠을 즐겼다. 낮잠에 투자한 시간은 불과 몇 초. 손에 들고 있던 붓이 양철판 위에 떨어져 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기까지다. 피카소가 평생 동안 정열적으로 작품 활동을 한 비결도 순간의 낮잠 덕분이 아닐까. 나폴레옹 하루에 3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는 나폴레옹의 건강 비결도 짬짬이 즐기는 토막 낮잠이었다. 유럽을 정벌한 영웅이기 전에 그는 언제 어디서든 낮잠을 즐기는 ‘낮잠의 달인’이었다. 아르키메데스 욕조 안에서 낮잠을 자던 아르키메데스는 물속에 가라앉은 몸이 욕조 밖으로 넘친 물의 무게와 같은 정도의 힘을 받는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했다. ‘지레의 원리’ 역시 지레로 지구를 들어 올리는 꿈을 꾸었던 그의 낮잠에서 비롯됐다. 윈스턴 처칠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도 이 영국 수상은 매일 점심 식사 후에 한 시간 이상씩 낮잠을 잤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 낮잠으로 사용한 시간은 밤에 환원받을 수 있었다.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고, 아침 8시에는 다시 말똥말똥하게 눈을 떴기 때문이다.



 

<하루 15분 낮잠 기술>(브루노 콤비 지음, 황금부엉이)

 


 
 


낮잠_ 맛나고 건강하게 자는 법


 

점심 식사 후 피로회복과 업무능률을 높이기 위해 자는 짧은 낮잠.
그러나 책상에 엎드린 채로 또는 의자에 기댄 채 잘못된 자세로 자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기도 한다.
 
효과적으로 낮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낮잠이라고 하더라도 반듯하게 누워 자는 좋은 수면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는 척추의 곡선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몸이 가장 안정적으로 느끼는 좌우 대칭으로 압력이 가해져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는 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좌우대칭이 되는 자세를 하는 것이 좋다. 피곤도 풀고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로 의자에 깊숙이 앉아 머리를 살짝 뒤로 기대는 식으로 자는 방법이 좋다. 목 받침 쿠션을 사용하면 잠깐이지만 숙면에 도움이 된다.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잘 때는 지나치게 등을 구부리지 않게 책이나 쿠션을 대고 엎드린다.
 
올바른 자세로 낮잠을 취하게 되면 몸과 뇌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허리나 목 등에 무리가 가지 않게 낮은 쿠션이나 베개 등을 이용해 낮잠을 자게 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낮잠을 잔 후에는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한다. 바른 자세로 앉아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위로 뻗은 상태에서 15∼30초 정지하는 스트레칭법도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너무 깊은 잠에 들어갔을 때 낮잠에서 깨면 졸음이 남아서 몸과 뇌가 깊은 잠에 머물러 있어 깨어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때문에 낮잠은 깊은 수면에 들어가기 전에 끝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낮잠의 시간은 15분. 시간대는 졸음이 가장 강한 오후 2시 께가 이상적이나 직장인은 점심시간이 적당하겠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낮잠을 준비한다면 잠깐 자더라도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게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고, 안대 등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낮잠을 위해 오전에 과도하게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낮잠 비법
 
1. 잠을 방해할 만한 것들을 제거한다. 창문은 닫고, 전화벨과 조명은 잠깐 꺼두는 것이 좋다.
2.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신경이 긴장돼서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3. 자는 자세는 최대한 편안하게 한다.
4.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잔다.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일정 시간 동안 잠깐 눈을 붙인다.
5. 너무 길게 자지 않는다. 휴대폰이나 시계로 알람을 맞춰 너무 길게 자는 일이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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