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퇴치 일등공신은 냉장고”
 
위암의 발생에는 특정 독소를 분비하는 헬리코박터라는 병원체가 위장 내에서 오랜 기간 상존하면서 위암이라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짠 음식과 태운 음식은 위 점막에 손상을 주게 되고, 이 균의 활동이 유리한 환경을 만들게 되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트로이카’의 위암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의 음식문화는 찌개나 국이 발달한 탕류 문화로 일반적으로 짠 편이며, 그중에 함유된 염분의 양은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인 6g을 훨씬 넘는 16~18g에 달한다.

반면에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헬리코박터의 감염률이 그리 낮지는 않은데 비해 위암 사망률이 우리 국민의 1000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학계에서는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국민은 음식에 함유된 비타민 등의 항산화작용에 의해 위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을 막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국민의 암 사망률이 감소되는 현상은 두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나는 병원에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성적이 좋아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암의 발생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암 사망이 줄어드는 경우다.

암의 조기진단으로 암을 일찍 발견하게 되거나, 아니면 의료의 수준이 높아져 진단율이나 치료 성공률이 좋아지는 경우는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이나 병원 등 의료기관의 노력에 의해 암으로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줄어들게 되는 부분을 말한다. 이와는 달리 암 발생 자체가 줄어드는 부분은 의료기관이나 정부의 몫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몫이다. ‘암에 걸리지 않도록 본인 스스로나 가족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인 것이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음식을 싱겁게 먹으며,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세계 국가 중에서 위암이 가장 문제가 되는 나라가 어디일까?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다. 일부 라틴아메리카나 동유럽 국가도 위암 발생이 높지만,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위치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코리아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던 그 위암이 우리 국민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10만명당 위암사망률이 1995년 26.5명에서 2005년 22.6명으로 지난 10년간약 15% 감소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위암이 감소하게 되는 데 크게 기여한 일등공신은 누구일까? 필자는 우리의 식이습관을 바꿀 수 있게 도와준 문명의 이기인 냉장고에 이 공을 돌리고 싶다. 냉장고 덕에 음식이 짤 필요도 없어졌고, 냉장고 속엔 항상 신선한 먹을거리가 풍족해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냉장고란 문명의 이기를 개발하고, 이를 발전시킨 기관에 그 공을 돌리고 싶다는 뜻이다. 물론 냉장고가 각 가정에서 그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 전력 회사의 몫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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