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의 물혹 놔두면 신경장애 유발

 
[서울신문]서울의 한 게임업체에서 프로그래밍 일을 하는 김영미(32)씨는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손목 부위에 혹이 생긴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말랑말랑하게 부풀어 올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딱딱해지면서 손목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은 경험이 있어 걱정이 앞선 나머지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양성종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업무 특성상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 여성에게 많이 생겨
 ‘IT 질병’으로도 불리는 ‘결절종’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손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으로 판정된다.
간혹 피부에 악성종양인 ‘흑색종’이 생기거나 폐, 신장, 전립선, 자궁 등의
장기에서 생긴 암세포가 전이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를 모두 합쳐도 손에 악성 종양이 생길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따라서 손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혹을 발견했다면 양성 종양인 결절종일 가능성이 높다.
결절종은 관절이나 인대, 힘줄 등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늘어나 혹 내부에 끈끈하고
 투명한 액체가 들어차는 증상으로,‘물혹’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관절 주위에 생기며 손목관절 주위의 손등 부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결절종은 완두콩만 한 것도 있지만 크게는 호두만 한 것도 있다.

결절종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로 외상을 입거나 손을 과다하게 사용할 때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컴퓨터를 사용하는 인구가 늘면서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조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결절종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05년 52명에서 2007년 80명으로 급증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에 포함시켜 ‘직업병’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손목에 혹이 생겨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방치해도 악성종양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주위 신경을 눌러 감각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로는 주사기를 이용해 낭종 속에 있는 액체를 제거하고
부목으로 손이나 손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그냥 혹 부분을 눌러서 터뜨리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주사기 흡입술의 완치율은 60∼70%로 비교적 재발률이 높다.
 
주사기 흡입술을 2∼3차례 반복해도 계속 재발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국소마취 절제술을 받으면 85%, 전신마취 상태로 완전 절제하면 95% 이상 완치시킬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강호정 교수는
 “최근에는 손목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치료 결과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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