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만은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노컷뉴스 2007-12-28

“선생님, 아기를 갖기 위해서 무엇을 특별히 먹어야 할까요?”

불임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참 많이 듣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건강을 무언가 섭취함으로써 해결하려는 뿌리 깊은 보양문화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 특정음식으로 건강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 오히려 요즘엔 임신을 위해서 음식을 절제해야 할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비만은 불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들면 임신이 잘 되는 여성의 신체조건과 씨앗이 싹을 잘 틔울 수 있는 조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 땅에 영양분이 되는 비료가 너무 많거나 반대로 너무 적으면 새싹이 잘 자라는 데에 어려움이 따른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고도의 비만은 비료가 너무 많은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비만은 미용적인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만은 각종 여러 질환과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고 수명의 단축과 관련되어 있는 치료해야 할 질환이다.

또한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통풍, 담낭질환 무호흡수면 등의 질환과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의 각종 암의 발병률을 높인다.

임신과 관련해서도 비만은 직접적으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필요 이상으로 체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생식내분비 계통의 이상을 초래하여 성호르몬 분비의 균형이 깨져 남성호르몬 항진증과 만성 무배란증, 월경불순 등을 일으켜 임신을 어렵게 한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낭성난포증과 연관되어서 불임의 증상을 더 심화시키기도 하고 여드름과 남성화를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불임치료를 받더라도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흔히 배란 장애로 인한 불임인 경우, 치료를 위해 배란 유도제를 처방하는데 비만 환자는 약에 잘 반응을 하지 않아 더 많은 약 용량이 필요하며 경╂岵막琯?불리하다.

시험관 아기 등의 보조생식술 치료를 받더라도 비만인 경우에는 주사용량이 더 많이 필요한 반면 임신율은 더 저하된다. 설사 임신이 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비만인 임산부의 경우는 유산율이 증가되고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등의 각종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되며 태아의 합병증 발생도 증가한다. 이쯤이면 임신을 위해서 살을 빼는 것이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살을 빼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낭성난포이나 단순히 비만으로 인한 불규칙배란일 때 체중을 5~10% 정도 빼는 것만으로도 50% 이상의 배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불임외래에서 이런 경우 불임치료에 체중감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체중감량을 격려해도 체중감량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환자는 많지 않다. 과거 비만은 단순히 본인의 게으름 탓으로 치부해 왔었지만 현재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결합된 만성 질환으로서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

대개 고도 비만환자나 불임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비만치료를 먼저 한 후에 임신을 시도해서 좋은 결과를 보고 있다.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효과적인 체중감량을 이루지 못한다면 적극적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아기를 위해서라도 비만을 치료해야 한다.

도움말 ㅣ 장스여성병원 불임클리닉 정창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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