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배추

건강생활법 2008. 8. 25. 09:05
초겨울 기침 잡는 도사, 곰보배추
곰보모양이어서 곰보배추라 불려, 치질, 기관지염에 탁월

곰보배추는 그 잎의 생김새가 올록볼록하게 생겨 얼굴에난 '곰보'를 연상케 한다고 하여 '곰보배추'라고 부른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문디배추' 또는 '못난이배추'라고도 한다.

꿀풀과의 곧게 서서 자라는 2년생 초본식물이다. 흔히 한겨울에 눈이 수북히 쌓여있는 곳에서도 눈을 녹이고 얼굴을 내밀며 광합성 작용을 하는 놀라운 식물이다. 곰보배추는 지열을 이용하여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내한성을 식물체내에 가지고 있다. 한겨울 눈속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여 설견초(雪見草)라고 부르며, 푸른잎을 가지고 겨울을 지낸다고 하여 과동청(過冬靑)이라고도 한다.

코에 곰보배추 향기를 맡아보면 쏴하는 독특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아마도 독특한 생김새와 냄새마저 이상한 향내가 풍겨서 시골 사람들은 먹으면 독이 있을 것으로 알고 만지거나 곁에 가는 것조차 싫어하는 잡초이다.

높이는 15~90 센티미터까지 가지를 치면서 자란다. 줄기는 사각 기둥 모양이고 짧고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다. 잎은 타원형이거나 피침형으로 길이는 2~6센티미터이고 너비는 8~25밀리이다. 끝은 무디거나 갑자기 뾰족해진 모양이며 기부는 원형이거나 쐐기 모양이다.

가장자리에는 둥근 톱니가 있고 밑면에는 황색 선점이 있으며 잎맥 위에는 잛고 부드러운 털이 있고 잎자루의 길이는 4~15밀리이다. 윤산화서은 2~6개의 꽃이 달리는데 액생하거나 정생하며 모여서 여러 수의 수상 총상 화서를 이루고 있다. 꽃떡잎은 피침형이고 꽃받침은 종 모양으로 길이는 2.7밀리이다.

약초연구가 최진규 씨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곰보배추는 우리나라 각지의 논밭이나 들에 더러 자라는 잡초이다. 길옆이나 묵은 밭이나 논의 물기 있는 땅에 주로 자란다. 꿀풀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한자로는 설견초(雪見草), 청와초(靑蛙草), 마마초(麻麻草), 야저채(野?菜), 과동청(過冬靑), 수양이(水羊耳), 천명정(天明精)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곰보배추는 가을에서 봄 사이에 전초를 채취하여 약으로 쓴다. 따뜻하고 물기 있는 땅에서 잘 자라며 비옥하고 모래가 섞인 푸석푸석한 땅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의 들판에 많이 자란다.

곰보배추의 맛은 매우며 성질은 서늘하다. 또는 맛은 매우고 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양혈, 이수, 해독,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능이 있다.

곰보배추는 명백한 부작용은 없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가벼운 두통, 현기증, 구갈, 오심, 상복부 불쾌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신선한 곰보배추 적당량을 깨끗이 씻어 짓찧은 다음 환을 지어 하루 20~30분간, 하루 2회씩 콧구멍에 밀어 넣으면 유선염에 대하여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다. 유선염 환자 65명을 관찰하여 56명이 치유되었다.

곰보배추의 열매를 "여지핵, 여인, 지핵, 대여핵"으로 부른다.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간경, 신경에 들어간다.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기의 순환을 조절하며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체기를 풀며 위장이 아픈데, 허리 또는 아랫배가 붓고 아픈데, 부인의 혈기자통을 치료한다. 하루 4~12그램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환을 지어 또는 가루내어 복용한다.

곰보배추를 약으로 쓰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경북 예천에 약초를 써서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권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있다. 그는 복잡한 처방보다는 단방을 많이 쓰는데 이 단방 중에 이른바 똑 떨어지는 효험이 있는 것이 많다.

권 옹이 즐겨 쓰는 약초 중에 해소나 기침, 천식 등 모든 종류의 기침을 똑 떨어지게 고치는 약초가 있으니 이 풀을 권 옹은 곰보배추 또는 만병초(萬病草)라고 부른다. 곰보배추는 시골의 논둑이나 묵은 밭 같은 데서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겨울에도 파랗게 살아 있는 이 풀로 권 옹은 기침환자를 꽤 여럿 고쳤다.

곰보배추는 모든 종류의 기침에 특효가 있다. 이것을 계절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한 광주리쯤 뿌리째 뽑아 푹 달여서 그 달인 물로 막걸리를 담가서 먹으면 된다. 대개 두 번쯤 만들어 먹으면 아무리 오래 되고 완고한 기침이라도 낫는다. 막걸리를 담가 먹기가 귀찮으면 그냥 물로 달여 먹어도 된다. 약간 비릿한 풀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곰보배추는 기침 뿐 아니라 여성의 냉증, 생리통, 자궁염, 편두통, 자궁물혹, 염증질환 등 여러 가지 병에 거의 만병통치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효력이 있다. 본래 권 옹이 사는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사는 어떤 사람이 이 곰보배추로 막걸리를 만들어서 한 되에 30만원씩 받고 팔았는데, 기침 뿐 아니라 폐병, 심장병, 부인병 등 온갖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권 옹이 찾아가서 그 약술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려고 애를 썼으나 가르쳐 주려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 사람이 밤중에 약초를 채취하러 들에 나가는 것을 몰래 미행해서 그 풀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알아냈다.

곰보배추는 기침, 기관지염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곰보배추를 진하게 달인 물로 막걸리를 만들어 가볍게 취할 만큼씩 하루 2-3차례 마시는 것이 좋지만 그밖에 여러 방법으로 복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