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인기밴드 '노브레인'의 창시자 차승우(30)가 2000년 펼쳤던 '안티 서태지 공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화 '고고70'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해 주목 받은 차승우는 최근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을 때가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안티 서태지 공연을 했을 때였고 두 번째는 '고고70' 언론시사회 때였다"며 "노브레인 두 번째 공연이 바로 안티 서태지 공연이었는데 그 공연은 서태지가 싫어서가 아니라 팬덤 문화가 싫어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차승우는 이어 "문화가 획일적이고 일면(一面)으로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안티 서태지 공연을 했다"면서 "하지만 서태지의 음악은 꼬투리 잡을 데가 없다. 중학교 때 나도 '하여가'를 좋아하고 즐겨 불렀다"고 털어놓았다.

차승우는 또 "지금은 그 때 안티 서태지 공연을 왜 했을까란 생각이 든다. 안티 서태지 공연은 명분에 불과했다"며 "당시 '공연할 때 황산을 뿌리겠다'는 협박 메일도 받았다"고 회상했다.

차승우는 서태지 음악에 대해서는 "고급 대중음악으로 잘 다듬어진 음악"이라며 "나는 원시적인 것에 기대기 때문에 그런 음악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만든다. 서태지는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극찬했다.

차승우는 자신의 음악에 관해서는 "내 음악은 100% 새로운 것은 아니다"면서 "즉흥적이고 때로는 모방도 한다. 어떤 것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재해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차승우는 인디씬이 발하기 시작한 1998년 크라잉넛에서 자극 받아 노브레인을 결성했다. 현재 로큰롤 밴드 '문샤이너스' 리드보컬 겸 메인기타로 활약 중인 차승우는 '고고70'의 주조연급 만식 역에 파격 캐스팅돼 배우 조승우에 뒤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여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천재적인 기타 신동' '조선 펑크'의 창시자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차승우는 한국 펑크 음악을 정점에 올려 놓은 홍대 클럽의 전설로 유명하다. 2002년까지 노브레인을 이끌던 차승우가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한 데뷔 앨범 '청년 폭도맹진가'는 '대중음악 100대 명반' 2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한편 차승우의 연기 데뷔작 '고고70'은 금지곡이 있는 등 한국 가요계에 제약이 많던 70년대, 고고클럽과 고고댄스를 유행시킨 '데블스'란 밴드의 실화를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차승우는 극중 데블스의 기타리스트이자 악동인 만식을 맡아 천재적인 연주 실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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